악어는 새를 먹지 않는다 3_ 카페 안. 조용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창가 자리에 앉아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흘긋거리며 이상한 눈빛으로 자꾸만 쳐다보았다. 그러한 시선을 몇 번이나 마주치고, 찬열은 저도 모르게 참고 있던 한숨을 푹 쉬었다. 그 소리에 기분 좋은 콧노래를 부르던 백현이 고개를 돌려 얼굴을 마주해왔다. 얼굴 옆에 물음표라도 띄우듯 고...
-6- 찬열의 감기가 다 떨어지고 점점 날이 따뜻해져 가기 시작할 때였다. 두꺼운 스웨터는 모두 장롱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얇은 셔츠가 점점 눈에 잘 보이는 곳으로 나와 잘 개어져 있었다. 찬열은 좋아하던 옅은 하늘색의 셔츠를 꺼내 입으며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불렀다. 날이 좋은 늦봄과 초여름의 중간, 그 어느 즈음이었다. 거울을 보니 멀끔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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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는 새를 먹지 않는다 2_ 찬열은 눈앞의 그래프를 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모든 글자가 하나씩 숫자로 바뀌는 것 같았다. 머릿속이 알 수 없는 수식들로 가득 들어찼다. 나 혹시 수학과인가. 경영학과 맞나.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셈에 있어 빠른 찬열이었지만 온갖 그래프를 그리고 그저 계산하는 것이 아닌, 유추해낸 다음 각종 이론을 ...
종인은 문득 익숙한 얼굴을 저의 며칠 전 밤 속에서 기억해냈다. 검은 머리의 붉은 눈을 가진 ‘신’. 그를 본 꿈 그 이전에 저는 이미 신, 그를 만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도 종인은 습관적으로 향수를 들었다. 거울 앞에 선 그는 핏이 좋은 가죽 팬츠와 검은색 민소매 티셔츠, 그 위로 검은색 시스루 셔츠까지 갖춘 모습이었다. 다녀오면서 담배 냄새...
-5- 백현은 그날,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 되어서야 마감을 하고 집에 들어와 아주 조금, 욱신거리는 듯한 팔을 쭈욱 뻗어 스트레칭 했다. 와, 스무 잔 한꺼번에 뽑은 건 진짜 처음이다. 혼잣말하며 저도 모르게 푸스스 소리 내며 웃어버린 그였다. 봄비와 함께 우연히, 소중히 생각했던 그 친구, 찬열을 만난 사실에 그렇게 들떴는지 아무렇지 않은 척, 스무...
+ 약간의 찬세 -4- 새벽 4시 반, 찬열은 눈을 떴다. 얼굴이 축축하게 젖어있는 채였다. 숨을 몰아쉬며 상체를 일으켜 앉은 찬열의 얼굴엔 눈물과 식은땀이 잔뜩이었다. 이내 찬열은 자신의 커다란 손에 얼굴을 묻었다. 식어빠진 땀과 눈물이 축축하게 그의 손안을 적셨다. 힘들게 잠에 들었더니, 그런 찬열에게 꿈이 찾아왔다. 꿈을 꾸었다. 악몽 같은 꿈을. 숨...
악어는 새를 먹지 않는다 1_ 검은색 머리칼로 덮인 뒤통수는 동글동글하고 감촉이 좋았다. 그런 머리를 찬열이 저의 큰 손을 들어 슥, 슥―, 쓰다듬어주면 헤헤, 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듣기 좋게 낮은 예쁜 목소리. 옆에서 얼굴을 슬쩍 바라보면 커다랗고 동그란 안경, 그 아래로 볼을 동그랗게 올리고 눈을 둥글게 접은 채 웃고 있다. 길을 걷다가도 찬녈아, ...
눈이 떠졌다. 캄캄한 숙면 같은 잠이었다. 분명 새카맣게 기억나는 것이 어떤 꿈도 꾸지 않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 뿌옇게 흐린 그 속에서 하얗게 빛을 내던 얼굴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 것에 종인이 멍하니 누운 채로 있다가. 낮은 천장의 허름한 벽지를 바른 방이 하얗게, 아침 햇살로 환해진 상태인 것에 등이 서늘한 기분이 들어 황급히...
캄캄한 어둠 속에서 종인은,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를 눈 뜨고도 한참을 고민했다. 제 몸을 엮은 하얀 실 때문이었다. 아니, 실이 아닌가. 오히려 단단하게 죄어오는 것이 빳빳한 밧줄보다도 더하고, 그보다는 부드러우면서도 또 높은 점성을 가진 느낌이었다. 제 몸에 착 달라붙어 있는 것을 보면 그러했다. 제 몸을 얽고 있는 그 끈들이 무엇인지 한참을 내려 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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